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4.18. 외줄 기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곁님이 어느 날 ‘Brushy One String - Chicken in The Corn’이라는 노래를 들었고, 작은아이가 이 노래를 몹시 반기면서 날마다 틀어 달라고 바랍니다. ‘Vitas’ 노래에 꽂혀 날마다 따라부르던 작은아이라, 이제는 이 아이 마음을 사로잡는 새 노래를 만났구나 하고 가볍게 흘려넘기다가 “여보, 그런데 이 사람, 외줄 기타야.” 하고 말하더군요.
여섯 줄이 아닌 한 줄만 있는 기타라니, 무슨 소리인가 하고 들여다보았습니다. 아, 다섯 줄이 사라진 기타를 품에 안고서 둥기둥가 튕기며 가락을 맞추고 이야기를 실어 노래를 불러요.
‘외줄 기타(One String Guitar)’ 아저씨는 처음부터 외줄인 기타를 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망가져서 줄이 하나 남은 기타’뿐이었는데, 곁순이가 “그럼 한 줄 기타를 연주해. 네 꿈이 이뤄질걸?” 하고 말했고, 이 말대로 외줄인 기타를 튕겼다더군요.
숲노래 씨는 오늘(4.18.) 서울에 일이 있어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언제 어디를 가든 새벽바람으로 나서지요. 밤새 거의 안 자고서. 그런데 일을 하러 갈 곳은 ‘잠실나루’인데 ‘잠실새내’에서 내려 “어라, 왜 내가 가려는 곳이 안 보이지?” 하고 헤매다가 “아, 엉뚱한 데에 내렸네?” 하고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러구러 일할 곳으로 제대로 찾아가서 일을 마치고는, 하남시에 있는 책집으로 전철을 갈아타고 가려 했지요. 그런데 또 엉뚱한 데로 샜습니다. 서울지하철 다섯길(5호선)은 ‘마천 길·상일동 길’이 다르더군요. 여태 몰랐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잇달아 전철을 잘못 타고 잘못 내리네 싶어 가만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래, 일찌감치 길손집으로 가서 푹 쉬라는 뜻이야.” 길손집에서 빨래를 하고 씻고 저녁(오늘 첫 끼니이자 마지막 끼니)을 라면하고 빵 하나로 누리면서 ‘Chicken in The Corn’을 가만히 또 들어 보았습니다. 노래 아저씨 곁에서 함께 발을 구르고 춤추며 흥얼거리는 마을 아저씨들이 다같이 즐거워 보입니다. 저잣거리에서 외줄 기타를 튕기며 노래하는 모습도 즐거워 보여요.
삶이란 즐겁습니다. 외줄 기타여도, 전철을 잘못 타고 엉뚱한 데에 내리며 헤매도, 삶이란 그야말로 즐겁습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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