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4.16.
숨은책 659
《韓國現代美術代表作家100人選集 11 金殷鎬》
김은호 그림
이구열 글
문선호 기획·사진
금성출판사
1976.1.31.
1892년에 태어나 1979년에 죽은 김은호라는 분은 스스로 뉘우친 적이 없다 하고, 이이한테서 그림을 배우거나 이이가 도와 그림밭에서 일하는 분도 뉘우친 일이 없다고 합니다. 임금 얼굴을 그리기까지 한 이이는 1919년에 3·1물결에 함께했다지만, 일본으로 그림배움길을 다녀오고부터는 힘껏 일본바라기(친일부역) 노릇에 앞장섰다지요. 이름도 ‘쓰루야마 마사타카(鶴山殷鎬)’입니다. 《韓國現代美術代表作家100人選集 11 金殷鎬》를 펴면 이구열 님이 김은호 그림을 매우 치켜세웁니다만, 일본바라기로 무슨 짓을 했고, 일본에서 어떤 그림을 배웠으며, 이이가 담은 그림에 어떤 뒷모습이 있는가를 놓고는 한 마디도 안 해요. 그림쟁이는 그림으로만 보아야겠지요? 그렇다면 1937년에 〈매일신보〉에 떡하니 실리고 널리 알려진 “金殷鎬 畵伯의 力作 金釵獻納 完成, 二十日 금차회의 간부로부터 南總督에게 進呈” 같은 그림도 함께 볼 노릇입니다. 예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쓰는 모든 돈(쇠돈·종이돈)에 깃든 그림은 몽땅 일본바라기(친일부역자) 손끝에서 나왔고, 이 나라(정부)는 바꿀 생각조차 없어요. 돈바라기로 뒹구는 그림이 아닌, 들판에서 노래하는 참새만 그렸다면 아름다웠을 텐데, 모든 발자취는 고스란히 남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