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말모이 편찬위원회 엮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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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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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몇 해 사이에 ‘사전’이란 이름을 붙이는 책이 곧잘 나옵니다. 제법 팔리기도 합니다. 막상 ‘사전다운 사전’은 드문 판인데 ‘사전이란 허울’로 장사하는 책은 앞으로도 꽤 나오겠다고 느낍니다. 다만 ‘사전’이란 이름을 붙이되 ‘사전’이 무엇인지는 영 모르는구나 싶어요. 《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은 빛그림(영화) 〈말모이〉가 나오지 않았으면 안 나왔을 듯한 낱말책입니다. 서울말 아닌 사투리로 엮은 꾸러미라는 대목은 틀림없이 돋보이는 얼거리인데, 막상 뜻풀이를 새롭게 안 했고, 적잖은 사투리를 ‘한자에서 비롯한 말씨’인 듯 잘못 다루기까지 합니다. 일본말이나 한자말을 그대로 쓰는 사투리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오래오래 쓴 말이라면 이 터전에서 스스럼없이 지은 수수한 이야기가 깃들어요. 낱말을 따로 하나만 덩그러니 놓고 보려 하면 오히려 이 낱말조차 제대로 못 봅니다. ㄱㄴㄷ로 벌여놓는 틀에만 갇히지 말고 ‘말밭·말꾸러미’를 보기를 빕니다.


《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말모이 편찬위원회, 시공사, 2021.2.11.)


ㅅㄴㄹ


이 꾸러미가 왜 안쓰러울까?

여러 고장말을 다루려 하면서

그 고장 글바치(지식인·작가)만

뽑았더라.

고장말을 다루려면

그 고장에서 조용히 살며

책·신문·방송을 가까이하지 않은

할매 할배한테서 귀여겨듣고서

낱말을 그러모아야 할 노릇이다.


‘전문가’란 이름인 사람들은

말도 사투리도 삶도 모른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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