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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 사랑 ㅣ 처음 철학 그림책
페르닐라 스탈펠트 글.그림, 이미옥 옮김 / 시금치 / 2016년 9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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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간다면 ‘좋다’고 느낍니다. 마음이 안 간다면 ‘안 좋다’고 느낍니다. ‘안 좋다’하고 ‘나쁘다’는 비슷하되 다릅니다. 그리 쳐다보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안 좋다’이고, ‘싫다’나 ‘꺼리다’하고 가까운 ‘나쁘다’예요.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은 그야말로 ‘마음이 가는, 좋은’ 결을 다룹니다. 마음이 가는 결을 다룰 뿐이니 ‘사랑’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이 대목을 으레 놓치거나 잘못 바라봅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이려면 좋거나 싫거나 나쁘다는 마음이 하나도 없이 그저 따스하면서 밝은 결이에요. 이쪽저쪽을 가르는 마음이 없이 스스로 푸르게 피어나는 마음이기에 사랑으로 나아갑니다. 이 결을 제대로 살핀다면, ‘마음이 가는, 좋은’ 결은 자꾸 내 쪽으로 끌어당기려 하고, 이러다가 다투고, 이러다가 골이 깊고, 이러다가 다시 풀면서 좋아하는 길을 되풀이하지요. 무엇을 좋아하는 일은 안 나쁘지만 ‘마음 끌림’은 사랑이 아닙니다.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페르닐라 스탈펠트/이미옥 옮김, 시금치, 2016.9.15.)
ㅅㄴㄹ
마음이 끌리는 일은 ‘눈먼 좋아함’이 되기 일쑤이다.
사랑은 어디에도 끌리지 않고 눈이 멀지도 않는다.
팬클럽은 사랑이 아닌 좋아함이다.
이러다 보니 팬클럽은
저희 마음이 끌린 누구만 좋아하느라
다른 것은 잘라내거나 끊으면서
다투거나 미움이 불거지곤 한다.
사랑은 금긋기를 안 한다.
금긋기를 안 하는 길이 사랑인데
오늘날 사람들은 사랑을 잊고
‘좋아함’에만 파묻히느라
스스로 눈이 멀어 가는데
스스로 ‘눈먼 좋아함’인 줄 모르면서
온누리를 쩍쩍 갈라치기를 하면서 싸운다.
사랑이 없으니까.
사랑을 스스로 배울 마음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