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방 위고의 그림책
그로 달레 지음, 스베인 뉘후스 그림, 신동규 옮김 / 위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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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4.8.

그림책시렁 939


《문어의 방》

 그로 달레 글

 스베인 뉘후스 그림

 신동규 옮김

 위고

 2021.11.5.



  2022년 4월 6일 저녁에 전주 한옥마을 길손집에 깃들어 묵직한 책짐을 내려놓고서 작은아이하고 얘기합니다. “저녁은 뭘 드시겠어요?” “음, 피자?” “피자라, 전주는 큰고장이니 피자집이 많겠지요.” 길그림을 살핍니다. 한 곳을 골라 걸어가는데, 어라, 없네요. 멍하니 두리번거리니 후미진 골목안으로 다른 피자집이 얼핏 보입니다. “저기로 가 볼까요?” “음, 그럴까요?” 후미진 골목에는 젊은 사내 둘이 담배를 꼬나뭅니다. 아이가 흠칫 제 뒤에 섭니다. 담배돌이 사이를 척척 지나 피자집으로 갑니다. 양아치처럼 구는 젊은돌이는 어떤 어린날을 누구 곁에서 보냈을까요? 《문어의 방》은 쉽게 그릴 수 없었겠네 싶으며, 아이한테 섣불리 읽힐 수 없겠다고 느낍니다. 노리개질(성폭력)이 무엇인지 낱낱이 그리는데, ‘이렇게 그려야 더 잘잘못과 말썽을 짚어내’면서 “네 탓이 아니란다” 하고 알려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리석은 어른이 일삼는 싸움(전쟁)으로 ‘사람이 어떻게 갈가리 찢겨죽거나 숨을 잃고 무너지는가’를 애써 낱낱이 그려야 “전쟁이 얼마나 바보짓”인가를 알릴 수 있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노리개질’을 어디선가 봤기 때문에 바보처럼 따라해요. ‘참사랑’을 본 적 없는 아이한테 뭘 보여줘야 할까요?


#GroDahle #SveinNyhus


뜻깊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뜻깊은 줄거리’를 다루느라

막상 순이하고 돌이한테

‘무엇을 제대로 짚어 주고 나눌 적’에

순이하고 돌이가 슬기롭고 아름다이

‘사랑을 이루는 빛나는 살림’을 배우면서

새롭게 온누리를 품고 가꿀 만한가 하는,

이러한 길은 그만 지나치거나 

뒤로 미루어 버렸다고 느낀다.


어려운 말로 하자면

‘중요한 주제에 함몰되느라’

‘삶이라는 본질을 건너뛰었다’고 할까.


아이도 어른도

언제 어디에서나 먼저 나누고 보고 배울 대목은

오롯이 하나 ‘참사랑’이다.


그리고 오늘날 어느 나라이든

‘학교’라는 곳에서 ‘성폭력 노리개질’이

영화와 문학과 연속극에서 너무 자주 적나라하게

판치는 터라,

어린이도 푸름이도

‘어른들이 문학과 예술이란 이름으로 마구 쏟아내는

상업주의 문학과 예술’에 일찍부터 젖어들어

이 그림책에서 나오듯

‘친족 성폭력’도 불거진다고 느낀다.


제발 학교와 텔레비전과 

막장연속극과 막장소설부터 걷어치우고

전쟁무기와 군대 좀 이 별에서 쓸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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