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화난 거야! 울퉁불퉁 어린이 감성 동화 4
톤 텔레헨 지음, 마르크 부타방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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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2.4.2.

맑은책시렁 250


《그게 바로 화난 거야!》

 톤 텔레헨 글

 마르크 부타방 그림

 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1.8.2.



  《그게 바로 화난 거야!》(톤 텔레헨 글·마르크 부타방 그림/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1)는 우리 마음에 깃드는 여러 느낌 가운데 ‘불·부아’를 짚습니다. 한자말로는 ‘화(火)’를 씁니다만, 우리말로는 ‘부아나다’나 ‘불나다’로 옮겨야 알맞아요. 때로는 ‘뿔나다’라 합니다.


  우리는 한자로 생각하며 살림을 가꾸지 않기에 우리말로 헤아릴 뿐입니다. ‘불’이 이글이글하듯 타오르기에 성나거나 짜증나거나 싫은 기운이 드러납니다. 불은 서로 따뜻하게 감싸는 기운이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 알맞게 다스릴 줄 모른다면 그만 모조리 태우고 말아요.


  ‘불·부아·뿔’은 말밑이 하나입니다. 게다가 ‘불·물’은 말밑이 같아요. 결이 확 다른 불하고 물이지만, 밑자락은 하나입니다. 우리가 말을 글로 옮기는 살림살이인 ‘붓’도 말밑이 같지요.


  이러한 얼개를 제대로 읽으면서 나누고 싶기에 ‘화나다’보다는 ‘불나다·부아나다·뿔나다’라는 낱말을 골라서 알맞게 가릴 적에 어른으로서도 어린이한테도 이바지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기에 사납거나 무시무시할 만해요. 활활 타오르기에 모든 일을 재빠르면서 힘차게 해내기도 합니다. 활활 타오르면서 미움도 시샘도 창피도 몽땅 살라서 없애고 새몸에 새마음으로 거듭날 만합니다.


  어떤 불이 되려나요? 어떤 불빛이 되고 싶나요? 어떤 불길로 나아가면서 가만히 촛불이 되고, 천천히 붓을 놀리려나요?


  붓은 부드럽게 놀릴 노릅니다. ‘부드럽게’입니다. 무르기에 물이요, 맑기에 물이라면, 부드럽기에 불이면서, 밝기에 불입니다. 사랑으로 다스릴 줄 아는 불이라면 밝게 온누리를 보듬습니다. 해님처럼 말이지요. 사랑을 잊은 채 날뛰는 불이라면 그만 사납에 온누리를 집어삼킵니다. 우리 마음을 들여다봐요. 불이 났나요? 붓을 쥐어 부드러우면서 밝게 노래하는 길인가요?


ㅅㄴㄹ


다람쥐는 가끔 실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거의 확실한 것과 완전하게 확실한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도 알아요. (20쪽)


사마귀는 문간에 선 채 구겨진 날개를 펴서 가지런히 접었어요. 그리고 어깨 위에 붙어 있는 열 개가량의 먼지를 불어서 털어 냈어요. 사마귀는 등을 쫙 펴고 아주 당당한 자세로 다시 섰어요. (42쪽)


울퉁불퉁한 돌기로 뒤덮인 커다란 공 모양의 물체가 방바닥에 있었어요. “아니, 저 화 덩어리가 왜 또 여기 있어! 나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네.” 개미는 속으로 빈정거렸어요. “꺼져!” 개미가 소리쳤어요. (45쪽)


“내 상징은 가시로 덮여 있어. 백조의 상징과 달라. 내 상징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래서 결코 누구도 내 상징을 더럽히려고 하지 않는 거야.” 고슴도치는 한숨을 내쉬었어요. “백조가 지금 원하는 건 뭘까?” 개구리가 고슴도치에게 물었어요. “모르지.” 고슴도치가 대답했어요. “넌 결코 알아맞힐 수 없을 거야!”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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