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00 손글



 우리한테 가장 마음을 달래 주면서 빛이 되는 책이란,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우리 손으로 쓴 글로 묶은 책”이라고 느껴요. 스스로 살아낸 발걸음을 차근차근 꾹꾹 눌러담아서 적어 보면 어느덧 모든 수수께끼하고 실마리를 가만히 풀 만하구나 싶어요. 훌륭한 분이 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을 달래고 수수께끼랑 실마리를 풀기도 하지만, 모든 책은 책쓴이 스스로 마음을 달래면서 그분 수수께끼랑 실마리를 풀어낸 자취입니다. 책쓴이는 바로 스스로 사랑하는 눈빛으로 삶을 새롭게 읽었기에 그분 발자취를 책으로 여미어 스스로 다독일 뿐 아니라, 그분한테 이웃일 우리한테도 사랑스레 빛살을 나누어 준 셈입니다. 우리는 우리 삶자취를 우리 손길로 풀어내고 담아내고 여미면서 이 하루를 손수 가다듬어 누리는 길을 열어요. 이때에 바로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고 토닥일 뿐 아니라, 우리한테서 샘솟는 사랑이라는 빛줄기가 우리 이웃한테도 가만히 퍼지지요. 손글 한 줄을 적으면서 스스로 피어납니다. 손글 두 줄을 쓰면서 새삼스레 눈을 뜹니다. 손글 석 줄 넉 줄을 차근차근 갈무리하면서 스스로 활짝 웃고 촉촉히 눈물을 적시다가, 눈부시게 날개를 펴고서 하늘빛으로 물든 바람을 마시고 바다를 누비는 길을 열어젖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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