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16.


《신동엽전집 증보판》

 신동엽 글, 창작과비평사, 1975.6.5.첫/1999.4.10.15벌



민들레싹 셋을 찾는다. 아마 더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셋이 도드라진다. 어느덧 우리 집 꽃나무마다 흐드러지고, 이 꽃으로 찾아드는 벌떼가 윙윙 노래한다. 꽃나무 곁에 서서 벌떼소리를 듣노라면 ‘벌소리’ 아닌 ‘벌노래’로구나 싶다. 땅바닥에 자그맣게 봄꽃이 필 적에도 벌은 어느새 찾아온다. 어느 집에서 벌을 치기에 꿀벌이 찾아들기도 할 테지만, 사람손을 안 타면서 스스로 살림하는 꿀벌도 있다. 꽃꿀하고 꽃가루를 찾는 벌을 가만히 보면 여러 갈래 벌을 만난다. 오늘도 가볍게 이는 바람이다. 이제 자전거를 달리고 싶은 작은아이가 마당에서 애쓴다. 《신동엽전집 증보판》이 집에 있으나 굳이 한 벌 새로 장만해서 다시 읽어 보는데, 만만하지 않더라. 예전에는 마냥 아름답게 읽고 누린 글자락이었다면, 큰아이한테 읽힐 만하려나 하고 생각하며 읽으니 “아, 아니로구나. 해묵은 글이로구나.” 싶더라. 한자를 너무 많이 드러내어 쓰기도 했으나, 이보다는 순이를 보거나 다루는 글결이 그리 사랑스럽지 않다. 지난날에는 노래(시)에 다 이렇게 담았고 요새도 이렇게 담는 사람이 많다지만, 아름길을 바라는 어버이로서, 사랑꽃을 그리는 시골돌이로서, 신동엽 노래조차 아이들한테 못 읽히겠다. 내가 새로 쓰고, 더 찾아야겠구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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