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3.29.

오늘말. 잎망울


열일곱 살에 둘이서 동아리를 처음 열었습니다. 굳이 다섯이나 열이나 스물이 어울려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았습니다. 둘로 넉넉히 즐김모임입니다. 스무 살에는 ‘우리말 사랑모임’을 새로 열었습니다. 그무렵 들어간 열린배움터(대학교)에 ‘우리말 동아리’가 있긴 했으나, 그곳은 우리말을 익히고 나누기보다는 날마다 술집을 드나드는 데에 바빴어요. 먹고 마시고 놀아도 안 나쁘되, 먼저 헤아리고 가꿀 길이 있다고 여겨 스스로 이야기뜰을 차린 셈입니다. 아직 잎망울인 사람들이기에 어설플지라도, 아직 푸른꽃인 사람들이라서 한참 배울 노릇이더라도, 작게 꾸린 말씨앗 하나를 서로 건네고 받으면서 이 땅을 새롭게 일구자는 마음이에요. 자라나는 어린씨를 생각하면서 오늘 우리 스스로 푸른별처럼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이 어느덧 온누리가 달라지리라 보았습니다. 어른보다 어린이를 바라보면서 이 꽃망울을 사랑하는 말을 혀에 얹고 손에 담으며 이을 적에 우리 별은 풀빛으로 넘실거리리라 보았고요. 막대 하나 꽂는다고 모임을 이루지 않아요. 이끄는 손잡이보다 곱다시 사랑을 보내는 손길로 봉오리를 맺어요. 말을 이어받아 삶을 노래합니다.


ㅅㄴㄹ


동아리·모임·사랑모임·즐김모임·놀이터·놀이뜰·술집·술가게 ← 클럽(club)


꽃망울·꽃봉오리·망울·봉오리·잎망울·열줄나이·병아리·씨앗님·어린이·어린님·어린씨·어린돌이·어린순이·푸른꽃·풀빛꽃·푸른별·풀빛별·푸름이·푸름돌이·푸름순이 ← 미성년, 미성년자


막대·막대기·작대기·손잡이 ← 바통, 배턴


건네다·건네받다·건네주다·넘겨받다·넘겨주다·넘기다·달라지다·물려받다·물려주다·바꾸다·바뀌다·보내다·이어주다·이어받다·잇다 ← 바통터치, 배턴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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