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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ㅣ 노무현 전집 3
노무현 지음 / 돌베개 / 2019년 5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2.3.27.
읽었습니다 120
2009년에 나온 《성공과 좌절》은 그해에 ‘올해책’으로 뽑히기도 했는데, 저는 2022년에 헌책집에서 집었습니다. 찬찬히 읽자니, 책이름에 붙인 말부터 이웃하고 동떨어진 눈길이었다고 느껴요. ‘무엇을 이루(성공)’고 ‘무엇이 쓴맛(좌절)’일까요? 노무현 할아버지가 아이를 태운 수레는 ‘인스텝’이고, 저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책수레로 삼고, 2009년부터는 아이를 태우고 다녔어요. 아주 튼튼합니다. 그런데 노무현 할아버지는 두 발이 아닌 ‘전기힘’으로 아이를 끌었더군요. 비록 힘이 들더라도 ‘두 발로 끄는 자전거’를 모는 삶이자 마음이었다면, 할아버지 둘레에서 뒷돈을 빼돌리거나 먹은 곁일꾼은 없었겠지요. 할아버지가 남길 책은 “이룸과 쓴맛”이 아닌 “고맙고, 사랑하고, 잘못했습니다”여야 하지 않았을까요? 줄거리에 ‘미움’과 ‘탓’이 대단히 많더군요. ‘그들’을 미워하고 탓할 수 있겠습니다만, 나라지기로서 수수한 이웃을 못 본 사람은 바로 그대입니다.
《성공과 좌절》(노무현 글, 학고재, 2009.9.25.)
ㅅㄴㄹ
권력을 잡은 이들이 말하는 ‘언론개혁’이나
‘사법개혁’ 같은 말이 부질없다.
굳이 ‘개혁’을 내걸지 마라.
조용히 바꾸어라.
그런 이름을 내걸어 ‘언론플레이’를 하니
오히려 ‘개혁’을 하나도 못 해온 셈이다.
스스로 ‘업적’을 이루려고 내세우다 보니
이러면서 ‘업적을 이룰 일’을
왜 ‘언론보도’를 안 해 주느냐고 툴툴대니
막상
이 땅에서 아이를 낳아 돌보고
흙을 만지며 보살피는
수수한 이웃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떤 사랑으로
하루를 살아가는가를
하나도 안 보지 않았는가?
‘그들’만 수수한 사람들을 안 보지 않는다.
‘너네’들도 스스로 수수한 사람이 아니면서
‘너네’부터 스스로 수수한 사람을
이웃으로 사귀지도 않고 만나지도 않았잖니.
자전거를 오래도록 ‘생활자전거’로 타는 이라면
노무현 할아버지가 아이를 수레에 태우고서
앞에 붙인 전기배터리를 보고서
언론플레이(사진찍히기)를 한 줄 다 안다.
그 수레는 22킬로그램이고
한 아이가 타면 35∼40킬로그램,
두 아이가 타면 50∼60킬로그램이 되는데
노무현 할아버지가 앉은 자전거로는
그 무게를 끌기란 어림도 없다.
그냥 쓴웃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