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80 이제부터
여태 안 했다면 이제부터 하면 됩니다. 여태 잘못을 저질렀으면 이제부터 잘못을 씻으면 됩니다. 여태 멍청했으니 오늘부터 슬기롭겠습니다. 여태 바보스러웠으니 오늘부터 참하겠습니다. 여태 마구잡이였다면 바야흐로 곱게 거듭나면 돼요. 여태 엉망이었으면 비로소 가지런히 매만지겠어요. “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고들 으레 말하더군요. 이 말은 살을 좀 붙여 “마음을 안 고치는 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라 해야지 싶고 “마음을 고치는 사람은 고쳐쓸 수 있다”란 말을 나란히 놓아 봅니다. 엉터리인 사람은 마음을 안 고치기에 손짓도 눈빛도 몸짓도 안 고칩니다. 엉성하더라도 착하면서 아름답고 상냥하게 나아가는 사람은 마음부터 고치기에 아직 엉성하다지만 차근차근 새길을 걸어갑니다. 이제부터 한결 신나게 잇고 지으면서 꿈과 사랑을 춤노래로 즐기면 됩니다. 늘 한 가지 길이 있어요. 오늘부터 하거나 이제부터 걸으면 돼요. 지난 걸음은 잊지 말되 말끔히 털고서 즐거이 오늘부터 하고, 이제부터 걸어갈 하루씨앗을 그려요. 하루를 아름다이 노래하려는 마음을 모아 이야기를 짓는다고 생각해요. 새롭게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을 푸르게 누리는 나날이기를 바라기에 달라지거나 바뀌거나 거듭나서 시나브로 피어난다고 느껴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