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9.


《꼬마 마녀》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글·위니 겝하르트 가일러 그림/백경학 옮김, 길벗어린이, 1996.6.25.



매화나무 곁 벼랑에서 싹트며 자란 후박나무하고 뽕나무 밑동을 베어 옮겨심기로 한다. 어린 후박나무 두 그루는 뿌리를 캤다면, 이 후박나무는 밑동을 베어 옮기는 터라, 톱질에 삽질을 마친 뒤에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에서 막걸리를 사온다. 나무야, 나무야, 새터에서 뿌리를 내려 주렴. 오늘은 우두머리를 새로 뽑는 날이다. 마을이 조용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마을알림을 시끄럽게 내보내더니 오늘만큼은 조용하다. 면사무소·군청·전남도청은 ‘스스로 찾아다니’면서 일하지 않고, ‘소리를 담은 알림말(녹음방송)’을 아침 낮 저녁으로 큰소리로 내보내기만 한다. 가만 보면, 나라지기·나라일꾼이 아닌, 심부름꾼·머슴이 아닌, 달삯쟁이에 책상물림이지 싶다. 서울(도시)에서는 골목집에서 살며 이웃살림을 헤아리는 벼슬꾼이나 글바치가 없고, 시골에서는 마을이나 숲에서 살며 논밭살림을 살피는 벼슬꾼이나 글바치가 없는 우리나라이다. 《꼬마 마녀》는 매우 사랑스럽다. 이렇게 줄거리를 짜서 어린이한테 들려줄 생각을 한 어른이라면 어질고 슬기롭다. 우리한테는 어떤 어른이 있는가? 아니, 이 나라에 어른이 있는가? 어른 시늉만 있지 않은가?


ㅅㄴㄹ


#OtfriedPreussler #WinnieGebhardtGayler #DiekleineHe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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