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8.


《계몽사문고 55 비밀의 화원》

 버어넷 글/이규직 옮김, 계몽사, 1987.1.30.중판



오늘은 바람이 자고 햇볕이 따뜻하다. 뒤꼍 풀을 살피고 읍내마실을 한다. 겨울에도 나무는 나무이고, 봄에도 풀은 풀이다. 푸른별 곳곳에서 갖은 풀꽃나무가 피고 지면서 바람이 싱그럽고 빗물이 맑고 바다가 푸근하다. 서울(도시)은 없어도 된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나 글바치는 없어도 된다. 숲이 있을 노릇이고, 숲지기랑 숲아이랑 숲어른이 있으면 된다.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다니던 무렵, 《계몽사문고 55 비밀의 화원》이 우리 집에 있었으나 그때에는 뭔 소리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무렵 우리 집은 13평이고, 이웃집도 고만고만했고, 일고여덟 아이가 있는데 9평짜리 ‘기찻길 옆 한칸집’에 사는 동무도 있었다. 배움터에서는 ‘꽃밭돌봄이(꽃밭 당번)’나 ‘거위우리·닭우리·토끼우리 돌봄이’를 맡을 적에 무척 고되었고, 마당이나 꽃밭을 누리는 동무는 한둘밖에 없었다. 가멸찬(부자) 집을 보거나 누린 적이 없던 어린 나날 《비밀의 화원》을 어떻게 알겠는가. 시골에 깃들어 마당이랑 뒤꼍을 누리고 우리 나무를 돌보기에 비로소 ‘숲을 이루는 보금자리’일 적에 누구나 저마다 푸르게 빛나는 사랑길이자 살림길을 밝히는구나 하고 느낀다. 옛판을 헌책집에서 찾아내어 다시 읽었다. 우리 시골아이는 재미있다고 하는구나.


ㅅㄴㄹ


#TheSecretGarden #FrancesHodgson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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