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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우리 집은
수잔 마리 스완슨 글, 베스 크롬스 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8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3.21.
그림책시렁 929
《한밤에 우리 집은》
수잔 마리 스완슨 글
베스 크롬스 그림
정경임 옮김
지양어린이
2009.8.15.
이따금 시골을 떠나 큰고장으로 바깥일을 보러 나오면 “나무가 참 없구나. 하늘을 다 가리는구나. 새도 별도 들꽃도 몽땅 밀어냈구나.” 싶습니다. 요사이는 시골에서도 흙길을 잿빛으로 덮기 일쑤요, 우람나무를 뭉텅뭉텅 잘라냅니다. 풀죽임물을 끝없이 치고, 비닐을 그지없이 덮어, 새도 풀벌레도 들꽃도 아주 싫어해요. 살아가는 터전에서 하늘하고 땅을 모두 가로막은 곳에서는 스스로 하루를 짓자는 마음이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어른부터 하늘하고 흙을 노래하지 않으면, 아이는 하늘이랑 흙을 잊은 채 자랍니다. 《한밤에 우리 집은》은 한밤에 온누리를 새삼스레 비추는 빛살을 들려주어요. 여러모로 포근하구나 싶으면서도 별빛이 아닌 달빛만 내세우는 얼거리는 아쉽습니다. ‘달’은 ‘별’이 아니고, ‘밤빛’도 아니거든요. 우리가 밤에 보는 숱한 별은 스스로 빛납니다. 달만큼은 햇빛을 되비출 뿐이에요. 그러니까 하늘하고 흙(땅)을 밀쳐내면서 잊어버리도록 내모는 큰고장 얼거리란, 우리가 저마다 빛나는 하늘숨인 줄 잊도록 내모는 셈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 다른 별빛인데, 그만 햇빛조차 없이 불빛만 가득하고, 밤에는 별빛이 아닌 달빛만 쳐다보도록 길들인달까요. 모쪼록 우리 빛을 바로 우리가 스스로 찾아나설 노릇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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