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77 고치기보다



  얼핏 보면 제가 숱한 글을 ‘고치는’ 듯합니다. 그러나 저는 ‘글고치기’를 안 합니다. “글에 생각을 담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살피기”를 합니다. 아무 낱말이나 그냥 안 쓰고, 벼슬꾼(권력자)·나라(정부)·붓바치(지식인)가 눈속임으로 퍼뜨리는 말씨를 섣불리 따르지 않고서, 우리가 저마다 삶자리에서 스스로 즐거우며 슬기롭게 살리거나 북돋우거나 지어서 생각을 가꾸는 징검돌이 될 말씨를 돌아보려 합니다. ‘바깥말(외국어/외래어)’을 우리말로 고치는 일은 만만하지 않아요. 그야말로 꾸준히 오래 익혀야 할 만합니다. 이런 말배우기와 글쓰기는 스스로 생각을 모조리 뜯어고쳐서 숲빛이 되고 싶을 적에 하고, 어린이다운 눈빛으로 온누리를 사랑하려 할 적에 하지요. 수수한 이웃님이 하실 만한 말배우기와 글쓰기라면, “얄궂은 바깥말을 우리말로 고치기”보다, “스스로 살림자리에서 즐겁게 새말을 지어서 쓰기”라고 할 만해요. “쉬운 우리말로 고치기”보다는 “스스로 가꾸는 삶에서 피어나는 말로 생각을 새로 짓기”가 더없이 즐겁고 빛난다고 느껴요. 우리는 모두 하늘빛이니 하늘을 노래하면 됩니다. 우리는 모두 꽃내음이니 꽃을 이야기하면 돼요. 우리는 모두 다 다른 사랑이니, 사랑스레 말하고 글쓰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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