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의자 아침마중 동시문학
김동억 지음, 김천정 그림 / 아침마중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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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2022.3.11.

노래책시렁 222


《무릎 의자》

 김동억 글

 김천정 그림

 아침마중

 2017.7.1.



  고운말하고 이쁜말은 다릅니다. 참말하고 귀염말도 다릅니다. 고운말은 고르고 고른 말일 뿐 아니라, 고루 가꾸는 말이요, 곰곰이 생각을 기울이는 말입니다. 이쁜말은 겉으로 좋아 보이도록 꾸미는 말입니다. 참말은 착한 숨빛이 가득찬 마음으로 펴는 말입니다. 귀염말은 귀엽게 굴면서 누가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말입니다. ‘동심천사주의’란 이쁜말잔치에 귀염말잔치입니다. 《무릎 의자》는 바로 이쁜말에 귀염말을 씌운 글을 ‘동시’란 이름으로 펴는데, 이쁜말 사이에 무섬말이 깃들고, 귀염말 사이에 죽임말을 끼워넣습니다. “꽃이 시위를 한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까요? 예부터 ‘김매기’라고는 했으나 “잡초와 전쟁”이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유격 훈련을 해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고요? 터무니없는 소리일 뿐입니다. 이쁘게 꾸미는 말에 아이들 생각을 가두려는 동심천사주의로는 어른부터 스스로 갇힌 수렁입니다. 누가 좋아해 주기를 바라면서 귀염말을 쏟아낼 적에는 바로 어른부터 아이들한테 겉모습에 얽매이는 굴레를 씌우는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동무이자 이웃으로 바라본다면, 노닥질하듯 노리개를 하는 글을 쓰지 않습니다만, 어린이를 동무로도 이웃으로도 볼 줄 모르면 ‘말만 이쁜 죽음잔치’일 뿐입니다.


ㅅㄴㄹ


보도블록 틈새에 / 꽃 한 송이 피워 놓고 / 시위를 하고 섰다 (예쁜 시위/22쪽)


한여름 뙤약볕에 / 텃밭을 가꾸는 할아버지 / 잡초와 전쟁을 치른다. (할아버지는 전쟁 중/52쪽)


계곡을 흐르는 물도 / 유격 훈련을 하나 봐 // 더 넓은 세상으로 / 나아가기 위해 (물도 유격 훈련을 하지/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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