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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리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박설영 옮김 / 프시케의숲 / 2020년 7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2.3.11.
읽었습니다 115
‘잃어버린 나’를 찾아간다는데 ‘피를 빨아먹거나 몸뚱이를 뜯어먹어’야 하고, 피를 빨면서 언제나 살섞기를 해야 하고, 죽이고 죽는 다툼판이 끊이지 않는 줄거리로 짠 《쇼리》를 읽다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이 푸른별에서 무슨무슨 ‘주의’를 내세우는 무리가 벌이는 짓을 ‘뱀파이어’로 빗대어 그렸다고도 할 테고, 정작 사람들이 사람다움을 잃고 싸우는 바보짓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도 할 텐데, 오히려 이런 줄거리하고 얼거리는 우리 생각·눈길·마음을 ‘피빨기·살섞기·죽이기·뜯어먹기’에 가둔다고 느낍니다. 이 푸른별이 온통 피를 빨아먹는 노닥질판이라고 여기면서 쳇바퀴를 돌 수 있고, 이러한 글을 쓸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로서는 이 푸른별에서 시늉질을 끝내고 사랑빛을 펴는 길을 생각하고 이러한 길을 글로 쓰려고 합니다. ‘sf’나 ‘연속극’이라는 이름으로 메스꺼운 이야기밖에 쓸 수 없다면, 이곳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서 꿈을 꾸지 못합니다.
《쇼리》(옥타비아 버틀러 글/박설영 옮김, 프시케의숲, 2020.7.15.)
ㅅㄴㄹ
이 책은
안 보이는 구석 밑바닥에
처박아 놓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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