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24.


《아빠의 작업실》

 윤순정 글·그림, 이야기꽃, 2021.11.22.



갑자기 잇몸이 붓고 온몸에 힘이 빠졌다. 서울 잠실나루 곁 〈서울책보고〉에서 연 빛꽃잔치(사진전시)를 곧 내리기에 큰아이하고 구경하러 갈 참이었으나, 안 되겠구나 싶어 드러눕는다. 몸살이 오면 그저 앓는다. 하루건 이틀이건 호되게 앓고서 일어선다. 일을 많이 해서 고될 적에는 물을 넉넉히 마시고서 쉬지만, 몸살이 닥쳐 후들거릴 적에는 물조차 입에 대지 않는다. 누워서 끙끙거리고, 한참 끙끙거린 뒤에는 일어나서 밥을 차리고, 다시 눕고, 실컷 땀을 쏟고서 옷을 갈아입는다. 《아빠의 작업실》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어릴 적에 보던 인천 골목골목을 차분히 옮겨놓았구나 싶더라. 그림님 스스로 어린 나날에 아버지 곁에서 늘 지켜보고 마음에 담던 모습이었기에 차곡차곡 여미었다고 느낀다. 그림감은 먼곳에서 찾을 까닭이 없다. 바로 스스로 살아온 길을 사랑이란 눈빛으로 옮기면 된다. 잘 팔릴 만한 그림감이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림감이 아닌, 스스로 사랑하는 삶을 보낸 이야기를 가만히 담아내면 넉넉하다. “아빠 일터”를 담은 그림책이 퍽 잘 나왔다고 느껴 그림님 다른 그림책을 살펴보다가 이 그림책만 못 하네 싶어 아쉬웠다. 글책도 그림책도 ‘목소리’가 아닌 ‘삶’을 담을 노릇이다. 삶을 사랑하면 다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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