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3.8. 지내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구두’라는 낱말을 한 달을 끌었다면 ‘지내다’라는 낱말은 예닐곱 해를 미뤄 두다가 이제 풀이를 마칩니다. ‘지내다·살다·있다’는 비슷하면서 다르게 쓰는 낱말인데,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마구 섞어서 써요. 이를테면 “잘 지내니?”하고 “잘 사니?”하고 “잘 있니?”는 모두 다른 결을 묻는 말이지만, 이 세 가지를 찬찬히 가릴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있다’는 ‘이곳·이대로’를 품고, ‘살다’는 ‘숨결·삶·가꾸다’를 품고, ‘지내다’는 ‘집·포근하다·아늑하다’를 품습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지내다’는 ‘집’이라는 낱말하고 한동아리인 말밑이거든요.
낮나절에 비로소 ‘지내다’ 말밑을 다 캐고 나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예닐곱 해 앞서는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에 ‘지내다·살다·있다’까지 담아내자니 일손이 너무 바쁘고 벅찼어요. 넣고는 싶되 나중으로 돌렸습니다. 이제는 ‘지내다’를 풀어냈고 곧 ‘살다’를 풀어낼 만한 틈이 있는 하루를 지내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며칠 사이에 어린 후박나무 두 그루를 옮겨심었고, 커다란 모과나무를 낑낑대며 옮겨심었고, 처마 밑을 치웠습니다. 능금나무 한 그루를 장만해서 심으려 하고, 비탈에서 자라는 뽕나무 두 그루를 베거나 파내어 옮기려고 합니다. 마당에서 집살림을 추스르노라면 여러 멧새가 곁에 내려앉아서 숲노래 씨가 뭘 하나 하고 두리번두리번 구경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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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