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3.8.

오늘말. 해적이


나무 밑에 서면 나무한테서 배웁니다. 바람 곁에 서면 바람을 보고 배워요. 바다에 뛰어들면 물결을 고스란히 따르면서 하나씩 익히고, 구름이 드리우는 그늘을 누리면서 하나씩 알아차립니다. 우리가 딛는 발걸음은 늘 새롭습니다. 스스로 돌아본다면 어느 하루도 똑같은 발길이 아닌 줄 알 만해요. 똑같은 날갯짓인 새나 나비가 없고, 똑같이 움직이는 개미나 벌이 없습니다. 아무리 똑같이 해보려 해도 늘 다르게 새기는 발자국이요 길이면서 자취입니다. 하루를 살기에 하루적이를 남깁니다. 철을 살기에 철적이를 남겨요. 해를 살며 해적이를 남기고, 다달이 달적이를 남깁니다. 우리가 살아온 날은 삶자취로 드리워 아이가 물려받습니다. 저마다 짓는 살림은 살림자국으로 퍼지며 어린이가 지켜봐요. 지나간 날에 마음을 기울이듯 오늘 다지는 발짝을 생각합니다. 오랜빛을 더듬어 오늘에 살리듯, 오늘 다스리는 밑동을 먼 앞날 홀가분히 누리도록 가꿉니다. 옛날부터 오늘까지 흐르는 햇빛이며 빗줄기에 바람은 새록새록 뿌리를 든든히 보듬고 잎사귀를 푸르게 북돋웁니다. 자, 이 하루를 노래해요. 이 삶을 얘기하고, 우리 사는길을 기쁘게 빛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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