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20.


《쥐지 않고 쥐는 법》

 고상근·반지현 글, 샨티, 2022.1.31.



새벽바람dl 드세다. 새벽별을 보다가 구름이 휭휭 날아가는 소리를 듣는다. 바람이 등성이를 타고서 어마어마하게 춤추는 소리는 이따금 아침이나 낮에도 듣는데, 한밤이나 새벽에 가장 우렁차다. 겨울바람이 춤추는 소리는 서울에서는 못 들으리라. 길에 부릉이가 너무 많고, 가게도 끝이 없어 바람이 스스로 노래하면서 풀꽃나무 곁에서 일으키는 푸른노래를 들을 길이 막혔으니까. 겨우내 사다리가 왼쪽으로 넘어졌으나 오늘은 오른쪽으로 넘어진다. 바람결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쥐지 않고 쥐는 법》을 읽었다. 첫머리는 재미나게 여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갈수록 줄거리가 흐트러지는구나 싶더라. 겉모습에 얽매이는 길보다, 가만히 마음길을 바라보는 얼거리로 짜면 훨씬 나았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사람들)는 참빛이 아닌 겉빛에 휘둘리면서 스스로 지을 사랑을 잊는 오늘이기에, 이 두 갈래를 찬찬히 짚으면 넉넉하다. 한자말로 하자면 ‘진실·사실’일 텐데, 겉으로 보는 빛(사실)으로는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속기 쉽고 두려워서 떤다. 속으로 보는 빛(진실)이라면 스스로 알아차리고, 안 속으며 두려울 일이 없다. 돌림앓이란 겉빛으로 스스로 갇히며 두려워 죽음길로 나아가는 얼거리요, 우두머리가 사람을 홀리는 꿍셈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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