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9.


《카나카나 1》

 니시노모리 히로유키 글·그림/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2.1.25.



쉬엄쉬엄 가되, 늦추지도 당기지도 말자고 생각한다. 오늘 ‘넋·얼’ 말밑찾기를 매듭짓는다. 앞으로 더 손질하기는 하더라도 뼈대나 바탕은 찬찬히 짰다. 말밑찾기를 할 적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한다. 어릴 적에 이 낱말을 읊으면서 가르치던 할매할배를 떠올리고, 동무는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되새기고, 그무렵 여느 아저씨나 아줌마는 어떻게 다루었는가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천 해나 삼만 해 앞서 옛사람은 이 낱말을 어느 자리에 어떻게 쓰는 살림결이었을까 하고 헤아린다. 우리말뿐 아니라 바깥말도 매한가지이다. ‘글로 남은 자취’만으로는 말을 알 길이 없다. ‘마음에 새긴 자국’을 함께 읽어야 말빛을 제대로 안다. 《카나카나 1》를 읽었다. 어린이도 읽을 만하겠구나 싶어서 큰아이한테 건네어 보았다. 이 그림꽃책이 우리말로 나올 줄이야! 아니, 썩 안 늦게 나왔구나! 재미나고 뜻있으며 아름답다. 다만, 첫걸음뿐 아니라 두걸음이나 석걸음도 이러한 결을 고이 붙들기를 바랄 뿐이다. 조용히 기운을 찾는다. 가만히 봄맞이꽃을 살핀다. 올해에 우리 집 뒤꼍 나무를 어떻게 추스를는지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나무줄기를 쓰다듬는다. 겨울이 저무는 봄비가 내린 뒤에 차근차근 우리 집 나무를 돌아보려고 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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