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6.


《아름다움 수집 일기》

 이화정 글, 책구름, 2021.6.17.



작은아이하고 부산으로 간다. 우리 짐을 꾸리고 집안일을 건사하고서 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읽을 책은 안 챙긴다. 노래꽃을 쓰고, 아이하고 나눌 글을 쓰고, 마음으로 스미는 풀꽃나무 이야기를 옮긴다. 고흥에서 부산으로 가는 다섯 시간 남짓 이모저모 글빛을 밝힌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작은아이는 “시끄럽네요.” 하고 첫마디를 읊는다. 우리가 주고받으려는 말은 부릉소리에 먹힌다. 전철을 타니 시골에서 마을알림으로 퍼지는 소리는 저리 가라 할 만큼 쩌렁쩌렁하다. 〈책과 아이들〉에 닿고서야 이곳 마당에 찾아드는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지만, 부릉소리가 하늘에 맴돈다. 〈동주책방〉하고 〈비온후〉에 들르면서 마을책집이 얼마나 큰고장을 살리는 쉼터인가 하고 새롭게 돌아본다. 나는 찻집(카페)을 안 간다. 새나 풀벌레나 바람이 아닌 소리가 가득하거든. 사람이 만드는 숱한 소리는 차분하거나 참하기보다는 길들이는 가락이기 일쑤이다. 저녁에 광안 바닷가를 보면서 물결빛 아닌 불빛에 눈이 아팠다. 《아름다움 수집 일기》는 글님이 누리고서 나누려는 고운 글결을 다루는데, ‘나쁜글’을 옮기지는 않았다고 느끼지만 ‘숲글’을 헤아리지는 않았다고 느낀다. 숲글·바람글·들꽃글·바다글·풀벌레글이 아름다울 텐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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