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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하) - 산하명작만화 2
알렉스 헤일리 원작, 이두호 글 그림 / 산하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2022.2.24.
만화책시렁 416
《뿌리 하》
알렉스 헤일리 글
이두호 그림
산하
2002.1.10.
예부터 싸움판에서 지면 ‘진 쪽’은 몽땅 종살이를 했어요. 나라에서는 총칼을 앞세워 ‘제 나라 사람’이어도 얼마든지 종굴레에 가두었습니다. 이러다가 아프리카에서 나고자란 숱한 사람들을 사로잡아 종(노예)으로 사고팔았습니다. 거칠거나 궂거나 고된 일을 시켜서 돈을 뽑아내려던 우두머리가 득시글했습니다. 하늬녘(유럽) 우두머리·장사꾼·싸움꾼은 마름(중간관리자)·샛사람(간첩)을 심어서 종팔이(노예무역)를 크게 벌였습니다. 돈·힘에 넘어가면 사람빛을 잃는다고 할 만해요. 알렉스 헤일리 님이 쓴 《뿌리》는 이 민낯을 글로 낱낱이 밝혔고, 우리나라 이두호 님은 그림꽃으로 이 줄거리를 옮겼습니다. 다만, 1980년에 이르도록, 또 2000년이 다가오도록,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삯(저작권)을 안 헤아렸어요. 알렉스 헤일리 님한테 글삯을 치렀다는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돈·힘에 눈먼 바보스러운 사람들 이야기를 그리면서, 삶터를 빼앗기고 살림빛을 잃어야 하던 사람들 눈물자국을 담으면서, 정작 이웃한테 마음을 기울일 줄 몰랐어요. ‘쿤타 킨테’는 제 이름을 잊지 않고, 제 말을 잃지 않습니다. 누가 아무리 때리고 괴롭혀도 이름하고 말을 품는다면 사랑으로 빛나는 사람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 이름하고 말을 품는가요?
ㅅㄴㄹ
“그자는 다만,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흑인이 생겼다고 기뻐할 뿐이야.” (97쪽)
“내가 아프리카말을 한다고 주인 귀에 들어가는 날엔, 주인은 당장 우리를 팔아치울 것이고, 엄마랑 나는 헤어져 다시는 못 만나게 된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엄마, 엄마가 늘 얘기해 주셨듯이 나는 죽이도 조지 킨테잖아요.” (110쪽)
“네놈이 피부가 희다고 죽이진 않겠다. 껍질을 벗기면 다같은 붉은피가 흐를 테니까.”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