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75 더



  더 읽어도 즐겁습니다. 덜 읽어도 즐겁습니다. 더 잘 써도 기쁩니다. 덜 잘 써도 기쁩니다. 아이들이 더 잘생기면 즐거울까요? 이 대목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잘생기거나 덜 잘생겼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습니다. 더 키가 크면 기쁠까요? 이 대목에서도 고개를 갸웃합니다. 키가 크거나 작아서 좋거나 나쁜 일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돈을 얼마쯤 건사하면 넉넉할까요? 스스로 즐겁게 쓸 만큼 있으면 넉넉하고, 스스로 이웃이며 동무하고 나눌 만큼 있으면 넉넉하다고 느껴요. 아이들하고 지내며 눈을 더 자주 더 오래 더 많이 마주쳐야 한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언제 얼마쯤 눈을 마주치든 늘 즐겁게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꿈꾸고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넉넉하지 싶어요. 이리하여 책을 더 읽자는 말이 안 달갑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덜 읽자고 말할 생각이 없어요. 그저 “책을 즐겁게 읽어요”라든지 “책을 사랑으로 읽어요”라든지 “책을 숲에서 읽어요”라든지 “종이책뿐 아니라 마음책도 풀꽃나무라는 책도 비바람하고 해라는 책도 반가이 읽어요” 같은 이야기를 할 생각입니다. 우리는 길게 살지도 짧게 살지도 않아요. 우리는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아요. 언제나 하나, “사랑을 즐겁게” 살아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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