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0.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글/이지수 옮김, 바다출판사, 2021.7.23.



광주에서 책숲으로 찾아온 손님하고 이야기를 한다. 부릉이를 몰면 광주-고흥은 먼길이 아닌데 일부러 시외버스를 타셨다고 한다. 고흥읍에 내려서 또 시골버스로 오셨단다. 온하루를 천천길로 맞이하는 나들이를 하시는구나. 나도 어느 곳에 가든 이렇게 천천길로 버스로 돌고돈다. 부릉이를 안 모니까 돌고돌밖에 없을 텐데, 돌고도는 버스길에 노래꽃(동시)을 쓰고, 생각을 갈무리하고, 쪽잠을 누리고, 책까지 읽는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손빨래 마음닦기(명상)’를 했다면 아이들이 제법 자란 이즈막에는 ‘시외버스 마음닦기’를 한다. 광주 손님이 돌아갈 시외버스가 한 줄 사라졌다. 며칠 앞서만 해도 있던 길인데. 돌림앓이를 핑계로 불쑥 사라진다. 나라(정부)는 자꾸 부릉이를 사라고, 전기부릉이를 장만하면 오천만 원을 보태 준다고 부추긴다. 그러나 전기부릉이를 장만할 돈이라면 멧골 삼만 평을 사겠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를 읽었다. 해묵은 글을 그대로 실었다지만, 꽤 심심하고 그저 묵었더라. 설마 글님이 예나 이제나 ‘생각이 발돋움하지 않았’을까? 예전 글을 살려서 책으로 낼 수 있으나, 스스로 새로 쓸 줄 모른다면, 그이는 돈바라기인 삶이지 싶다. 반짝이는 눈빛이라면 묵은글을 그냥 내놓을 수 없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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