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오늘 읽기 2022.2.8.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노부미 글·그림/이기웅 옮김, 길벗어린이, 2016.5.15.



여섯 달을 곰삭이면서 매듭을 지은 꾸러미를 몽땅 고쳐쓰기로 한다. 여섯 달 동안 숱하게 고쳐써서 꾸러미로 엮었는데, 아직 너무 어렵다고 한다. 들려주려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을까. 어쩌면 그럴는지 모른다. 이제는 책 하나를 내놓으려면 얄팍하거나 아주 두껍거나 해야 한다지. 안 읽을 사람은 몇 줄만 있어도 길다가 투덜투덜이고, 읽을 사람은 즈믄 줄이 넘더라도 아쉽다고 여긴다. 고쳐쓰면 새롭게 피어나리라 여기면서 어떻게 또 고쳐쓸까 하고 생각해 본다.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는 즐겁게 여민 그림책이다. 다만 줄거리가 살짝 뻔하다. 그림님이 선보이는 그림책은 모든 줄거리도 ‘똑같다’고 할 만하겠더라. 모름지기 ‘이야기’는 똑같을 만한데 줄거리까지 똑같으니 어쩐지 아쉽다. 서울(도시)에서 사는 사람을 그렸다면, 이다음에는 숲이나 시골이나 바다나 섬에서 사는 사람을 그릴 만할 텐데? 어머니를 그렸다면, 그다음에는 아버지를 그릴 만할 텐데? 확 새롭게 그리기란 어려울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한 달을 삭이고 두 달을 기다리노라면 어느새 새롭게 꽃이 피더라. 이대로도 나쁘지는 않지만 줄거리뿐 아니라 이야기도 뻔한 터라, 우리 집 아이들은 슥 훑고서 다시 들춰볼 생각을 안 하더라. 나도 그렇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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