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6.


《크리스마스를 갖고 싶어》

 잰 브렛 글·그림/김재원 옮김, 통큰세상, 2014.8.1.



미역국을 끓인다. 곁님이 큰아이를 밸 무렵부터 미역국을 허벌나게 끓였다. 우리 집에 있는 가장 커다란 솥으로 가득가득 끓였지. 소고기를 넣은 미역국을 하다가, 고기가 없는 미역국을 하다가,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무미역국을 하다가, 이런 미역국 저런 미역국을 끝없이 끓였다. 곁님이 배추를 잘 드시기에 배추미역국도 자주 했다. 요새는 미역국에 고기는 아예 없이 배추를 바탕으로 끓인다. 굳이 ‘채식 미역국’ 같은 이름은 안 쓴다. 바다를 머금은 미역빛을 헤아려 ‘푸른 미역국’ 같은 이름이라면 쓸 만하겠지. 《크리스마스를 갖고 싶어》를 읽었다. 섣달잔치는 두 달쯤 지나간 일이라지만, 언제나 모든 하루가 기쁨잔치요 사랑날이라고 떠올려 본다면, 굳이 12월에만 읽을 그림책은 아니다. 언제라도 새롭게 되읽으면서 이 삶을 그릴 만하다. 숲빛(트롤)하고 숲아이가 섣달잔치를 둘러싸고서 마음을 나누는 줄거리를 부드러우면서 포근하게 담아낸 글·그림이 흐른다. 아름그림책은 언제나 사랑을 바탕으로 삼고, 사랑을 이야깃감으로 놓으며, 사랑을 앞빛으로 어루만진다. 우리나라는 사랑을 복판으로 담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사랑으로 여민 그림책이 몇쯤 있을까? 아이한테는 멍울이나 생채기를 물려줄 일이 아니다.


ㅅㄴㄹ

#JanBrett #ChristmasTro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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