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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감으면
이안 드 해스 그림, 샤를로트 벨리에르 글, 김미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5년 8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2.17.
그림책시렁 906
《두 눈을 감으면》
샤를로트 벨리에르 글
이안 드 해스 그림
김미선 옮김
키위북스
2015.8.20.
제가 나고자란 인천에서는 예전에 바다를 보려면 몰래 가시울타리 개구멍으로 들어가거나 배를 타고 영종섬으로 건너갑니다. 강화섬이나 백령섬도 싸울아비(군인)가 섬을 빙그르르 가시울타리로 쌓으면서 으르렁거리고, 인천도 바닷가는 으레 싸울아비가 으르렁거렸습니다. 스물네 살 무렵 부산에 처음 찾아가서 바다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가시울타리가 없는 바다였거든요. 부산 벗님을 만나 바닷가를 걷고 바닷바람을 쐬며 얘기하는데 뭔가 막힌 데가 뚫렸습니다. 바다란, 총칼이 없고 가시울타리가 없는 바다란, 누구한테나 트인 숨빛이지 싶습니다. 《두 눈을 감으면》은 우리가 으레 ‘눈으로 본다고 여기지만 막상 눈으로 못 알아보는 숨빛’이 무엇인가 하고 가만히 짚습니다. 우리는 참말 눈으로 보는 사람일까요? 눈으로 보아도 안 믿기 일쑤요, 코앞에 있어도 못 알아보기까지 합니다. 보고 싶은 대로만 보면서 금을 긋는대서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아요. 스스로 눈을 못 뜬 채 금긋기로 나아갈 적에는 ‘옳고그름 다툼판 수렁’에 잠길 뿐 ‘사랑으로 어깨동무’하고는 내내 못 만날 뿐입니다. 두 눈을 감고서 봐요. 이윽고 두 눈을 떠서 고요히 봐요. 다시 두 눈을 감고서 읽어 봐요. 그리고 두 눈을 떠서 새롭게 읽고 사랑해 봐요.
ㅅㄴㄹ
#CharlotteBelliere #IanDeHaes #Imag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