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한테
나한테 맞는 책은
별이 노래하는 이야기
바람이 춤추는 줄거리
들꽃이 뛰노는 수다판
너한테 건넬 책은
비가 들려주는 이야기
바다가 꿈꾸는 줄거리
숲에서 지내는 온하루
우리한테 즐거운 책은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
함께 살림짓는 줄거리
같이 어깨동무하는 마음
구름한테 빌려주고
냇물한테 읽어주고
나무한테서 배우고
나비한테서 받는 책
ㅅㄴㄹ
숲노래 씨는 늘 조용히
두멧시골에 머물면서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이따금 짬을 내어 일을 멈추고서
휘리릭 바람처럼 책숲마실을 나섭니다.
아이들한테 묻습니다.
“숲노래 씨가 책 사러 갈 텐데,
같이 갈 사람?”
기꺼이 따라나서는 작은아이하고
한나절 남짓 시외버스에서
이리저리 흔들흔들 달린 끝에
부산에 닿고,
〈비온후〉에는 아주 살짝 머물고서
길손집으로 찾아갔습니다.
버스에 걷기에 기다리기에
한참 애쓴 아이는
오늘만큼은 늦잠을 즐길 테지요.
큰고장 부산에도 별이 돋기를 바라며
잠들었고
아침에 새가 노래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