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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람
잉그리드 고돈 그림, 톤 텔레헨 글, 정철우 옮김 / 삐삐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2.9.
그림책시렁 810
《나의 바람》
톤 텔레헨 글
잉그리드 고돈 그림
정철우 옮김
삐삐북스
2021.10.5.
“그 말은 안 들을래.” 하고 자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이런 마음을 품은 적 있습니다만, 이제는 이런 마음을 씻었습니다. 듣기에 따가우며 괴로운 말을 도무지 못 듣겠어서 박차고 뛰쳐나가곤 했습니다. 따분하거나 지겨운 말이라면 기꺼이 떠날 노릇입니다. 이와 달리 ‘내가 나를 스스로 사랑하도록 살리는 말’이라면 가시 돋친 말 같아도 기꺼이 받아들일 일이에요. 겉모습으로 따지면 속살을 하나도 못 봅니다. 지긋이 눈을 감고서 “그래 마음껏 말해 봐.” 하고서 스스럼없이 하얗게 마음을 틔워 놓으면 어느새 모든 앙금을 사르르 녹이는 빛줄기가 스며들면서 “아, 사랑이란 이러한 길이네.” 하고 깨달을 만해요. 《나의 바람》은 섣불리 읽거나 빨리 읽어치울 수 없는 그림책입니다. 설마 이 그림책을 하루이틀 만에 다 읽어치우는 사람이 있을까요? 다섯 달을 곁에 두고 돌아보았습니다. 저는 ‘서평’도 ‘주례사비평’도 ‘평론’도 ‘추천’도 ‘소개’도 안 합니다. 오직 스스로 삶으로 삭인 노래를 이야기로 엮어서 들려주거나 적습니다. ‘바라는 마음’을 속삭이는 이 그림책은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눈빛으로 다 다르게 오늘을 바라는 길을 아로새깁니다. 다 다른 목소리를 듣고, 다 다른 사랑을 맞이할 수 있는가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