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85 아름책



  둘레에서 ‘추천도서·비추천도서’를 말할 적에 처음에는 이 이름을 그대로 썼어요. 그런데 책을 늘 읽는 사람이라면 이런 이름이 익숙할 테지만, 책을 잘 안 읽는 사람이나 어린이한테는 낯설거나 어렵습니다. 이 대목을 느낀 때부터 새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쓰면 어울릴까? 어떤 이름을 붙이면 어린이도 쉽게 받아들일까? 어떤 이름일 적에 책하고 먼 이웃을 사로잡을 만할까?” 한 해 닷 해 열 해를 지나던 어느 날 동무가 “네가 좋아하는 책을 알려줘.” 하고 묻습니다. “난 좋아하는 책 없어.” “넌 책을 많이 읽는데 좋아하는 책이 없다고?” “응. 난 책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 삶이란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을 뿐이야. 책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 “헐. 그렇게 말하면 나 같은 사람은 무슨 책을 읽으라고?” “다만, 난 좋아하는 책은 없지만, 아름답다고 여기는 책이나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책은 있어.” “그래, 그런 책을 알려줘 봐.”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책 = 아름책”으로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책 = 사랑책”으로 이름을 붙이자고 생각했습니다. ‘추천도서’도 ‘자기계발서’도 ‘인생의 책’도 아닌 ‘아름책’이면 넉넉하고, ‘사랑책’을 곁에 둔다면 즐겁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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