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4.
《달님, 거기 있나요?》
오치 노리코 글·메구 호소키 그림/유문조 옮김, 스콜라, 2017.5.31.
찌뿌둥하지만 우체국을 다녀온다. 부칠 책에 넉줄글을 적고 자루에 담고 등짐을 메고 시골버스를 탄다. 나는 책집으로 마실을 다니기를 즐기고, 아이들하고 숲하고 바다로 마실을 즐거이 다니며, 온하루가 새롭게 마음마실이라고 느낀다. 모든 마실은 “틈하고 틈을 잇는 길”이라고 여긴다. 책집은 책을 사이에 놓고서 우리가 새롭게 마주하는 길을 잇는 숨결을 느끼거나 헤아리거나 나누는 터전이리라. 《달님, 거기 있나요?》를 읽었다. 달님 아닌 별님을 다루면 제대로 빛나리라 생각한다. 이미 나온 그림책을 어찌하겠느냐만, ‘달’은 “돌지 않는다”고 해야 맞을 테지. 해도 푸른별도 뭇별도 “돌면서 빛나는 터”인데, 달만큼은 돌지도 빛나지도 않는다. 삶터에 퍼진 겉치레를 걷어내기까지는 오래 걸릴 만하다. 배움터를 오래 다니거나 책을 많이 읽더라도, 다들 ‘좋아하는 것’만 보거나 들으려 하지 않나? 좋고 싫고를 떠나 스스로 마음눈을 뜨면서 사랑눈을 틔우는 길을 가야 비로소 속으로 빛나는 삶을 지어 어느새 환하게 노래할 텐데. 스무 살 적에 누가 “좌파나 우파나 본질은 같아.” 하고 말해서 “그런가?” 하고 지나쳤지만, 곰곰이 생각했다. 말밑을 캐니 ‘왼·오른’은 한뿌리이다. 보이는 자리만 다를 뿐, 둘은 같더라.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