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1.
《일곱 가지 핑계》
황훈주 글·사진, 월간토마토, 2021.11.30.
어제 작은아이하고 책집마실을 나섰다. 수원에서 들르려던 〈탐조책방〉은 오늘 못 가고, 군포로 건너가 〈터무니책방〉에 닿는다. 일찍 왔기에 가까운 어린이쉼터로 가서 그네놀이를 한다. 문득 생각하니 시골 어린배움터에 그네가 없더라. 우리 집 한켠에 그네를 놓을 수 있을까. 낮에 서울로 들어서며 〈카모메그림책방〉하고 〈소요서가〉를 들른다. 은평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하고 〈책방 시나브로〉도 갈까 했으나 그만둔다. 신촌 〈숨어있는 책〉까지 들르고서 길손집에 깃든다. 작은아이가 오늘 하루 잘 걷고 함께 다니며 애썼다. 서울 벗님을 길손집에서 만나 도란도란 이야기했다. 《일곱 가지 핑계》는 대전 마을책집 일곱 곳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수하면서 조촐히 엮었구나 싶은데, 마을책집을 다루는 글이 엇비슷하다고 느낀다. 다들 ‘책손’이 아닌 ‘만나보기(취재·인터뷰)’를 너무 생각한다. 책집에 갔으면 그곳에 있는 책을 둘러보고 읽다가 사면 된다. 이렇게 책집마실을 하면 저절로 이야기가 피어나고, 그 마을책집이 그 마을 한켠에서 어떤 몫을 하면서 징검다리이자 쉼터인지 느낄 수 있다. 책집을 다녔으면 그 책집에서 장만하거나 읽은 책을 나란히 이야기해야 어울릴 텐데, 책을 안 사면서 책집을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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