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2.2.

숨은책 613


《兒童說敎 五十二集》

 홍병선 글

 형제출판사

 1939.6.26.첫/1954.7.고침



  어버이가 슬기롭다면 아이를 섣불리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아이는 놀이를 거쳐 소꿉으로 가고, 이윽고 심부름을 맡으면서 살림을 하나씩 깨닫고, 어느새 스스로 듬직히 일꾼으로 일어나서 새길을 닦는 철든 숨결로 살아갑니다. 아스라히 먼 옛날부터 배움터(학교)가 따로 없어도 어른은 아이한테 숲살림을 사랑으로 물려주었고, 아이는 어른한테서 고이 물려받았습니다. 나라(정치권력)를 세운다면서 힘을 거머쥔 임금붙이는 손수짓기(자급자족)란 삶길을 흔들어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만 배워야 한다’고 억눌렀어요. 《兒童說敎 五十二集》은 1939년에 처음 나왔고, 일본이 물러간 1954년에 고침판이 나옵니다. 글을 쓴 홍병선(1888∼1967) 님은 YMCA에서 1920년 소년부 간사, 1925년 농촌부 간사, 1938년 영창학교 교장을 맡는데, 덴마크를 다녀오고서 크게 깨우쳐 농촌협동조합 물결을 일으켰고, 이녁 아들은 홍이섭 씨라지요. 글님은 믿음길을 걸었기에 어린이가 예수를 따르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여겨요. ‘밖에 있는 빛’에 앞서 모든 아이마다 ‘마음에 있는 빛’부터 느끼도록 다독이면서 ‘바깥빛 섬기기’가 아닌 ‘스스로 빛나는 별로 삶·사랑·살림을 짓는 사람’으로 나아가도록 북돋았다면 더없이 아름다웠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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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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