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0.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집밥》
김경희 글, 스토리닷, 2022.1.20.
혼자 불쑥 나설까 하다가 작은씨가 같이 가겠노라 하셔서 새벽바람으로 바지런히 움직인다. 고흥읍으로 가서, 순천으로 건너가고, 칙칙폭폭 익산에 닿는데 〈그림책방 씨앗〉하고 〈두번째집〉 모두 안 열었다. 다음 마실길을 그리자고 여기며 군산으로 건너갈 즈음 작은씨가 버스에서 잔다. 새벽 세 시부터 깨셨으니. 〈조용한 분홍색〉은 겨울쉼이라 한다. 오늘 넷째로 들른 〈그림산책〉은 활짝 열었다. 다섯째로 들른 〈마리서사〉도 활짝 열었다. 걷고 기다리고 타느라 애쓴 작은씨랑 수원으로 건너가서 길손집에 깃든다. 이튿날 수원 〈탐조책방〉에 가려고 생각했으나 다른일이 있으시다고 한다. 그럼 또 다음 마실을 손꼽아야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집밥》을 천천히 읽는다. 느긋이 살림하며 찬찬히 숲바람을 맞아들여 사랑을 아이랑 누리고 싶으니 천천히 읽는다. 문득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뒤적이니 ‘집밥’이 어느새 올랐네. 그러나 ‘바깥밥’은 없구나. 집에서 먹듯 밖에서 먹는데 말야. 손수 차리든 사다가 누리든 밥그릇을 따스히 바라보며 포근히 누리기에 몸이 즐겁다. 굳이 ‘집밥’이란 이름을 짓고 ‘바깥밥’ 같은 이름까지 짓는 뜻은, ‘손수’를 넘어 우리 보금자리하고 마을을 새롭게 보며 사랑하려는 길이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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