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9.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하나다 하토코 글·후쿠다 이와오 그림/이정선 옮김, 키위북스, 2013.8.1.



무엇이든 첫걸음을 차근차근 떼면 넉넉하다. 나한테도 곁님하고 아이들한테도, 이웃님이나 동무한테도 늘 이 말을 들려준다. 저만치 앞서가는 남을 볼 까닭이 없고, 이렇게 뒤처진 나를 따질 일이 없다. 우리가 가려는 길에는 앞뒤가 없다. 뒤처지거나 앞서가는 사람이 없이, 저마다 즐겁게 하루를 짓는 삶이다. 어제는 직박구리가 딴청을 하더니, 오늘은 귤을 쪼던 비둘기가 딴청을 한다. 넌 아직 우리 집이 낯설구나? 우리 집에서는 느긋이 머물러도 돼. 우체국으로 자전거를 달려서 다녀온다. 겨울바람이 살짝 꺾이는 결을 느낀다. 큰고장에서 살 적에는 자전거를 달린들 바람결이 바뀌는 줄 못 느꼈지만, 시골에서는 여름 한복판하고 겨울 한복판에 바람이 휙 꺾이는 빛을 느낀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를 읽었다. 우리 집 푸른씨도 재미있게 읽었단다. 되돌리려 애쓴들 되돌리지 못한다. 새로지으면 된다. 고요히 사랑으로 지어서 새롭게 활짝 피어나면 창피하거나 어둡던 지난날은 새삼스레 옛이야기가 되어 녹는다. 나중에 보면 아쉽다지만, 마무리를 지은 그날은 늘 온힘을 다한 빛이다. 오늘을 보면 된다. 어제에 매달리지 말고, 모레에 목매지 않으면 된다. 스스로 꿈꾸기에 스스로 이룬다. 스스로 노래하기에 스스로 아름답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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