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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아이
조영지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1.23.
그림책시렁 873
《감자 아이》
조영지
키위북스
2022.1.5.
작은아이한테 입버릇이 된 “알아!”란 말씨를 들을 적마다 제 어린 나날을 돌아봅니다. 작은아이처럼 저도 어릴 적에 툭하면 언니·어머니·동무한테 “나도 알아!” 하고 외쳤어요. 이제 저는 “알아!”도 “나도 알아!”도 안 읊습니다. “응, 알아. 그런데 알고 나면 모름투성이인 줄도 알아.” 하고 읊어요. 《감자 아이》는 오늘날 우리 터전(사회)하고 배움터(학교)를 고스란히 빗댑니다. 감자밭이란, 감자고르기란, 나쁜감자(불량학생) 가리기란, 나쁜감자를 찾아나서는 ‘마름’감자(중간관리자)란, 모두 틀에 박힌 굴레입니다. 똑같이 갈아엎어 똑같은 씨앗을 심고서 똑같은 열매를 얻으려고 하는 널따란 감자밭은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새로우’면 ‘나쁘다’고 여겨서 잘라내거나 쳐내거나 꺾어버리거나 밟습니다. 지난날에는 머리카락 길이로 윽박질렀고, 요새는 배움옷(교복)을 맞춰 입히면서, 배움책(교과서)을 달알 외워 배움수렁(입시지옥)으로 달려가도록 내몰아요. 이다음에는 벼슬자리(공무원)를 붙잡아 똑같은 톱니바퀴로 굴러야 한다고 여기고, 똑같이 높다랗게 쌓은 잿빛집(아파트)에 밀어넣고, 똑같이 생긴 부릉이(자동차)를 거느리거나 버스·전철을 타도록 몰아붙여요. 씨감자도 아이어른도 이젠 숲으로 갈 때입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