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1.
《여덟 살 글쓰기》
오은경 글, 이규, 2021.11.19.
바람이 훅훅 먼지를 날린다. 겨울바람이 씽씽 불면서 모든 바깥살림을 달달달 건드린다. 바람이 일어 물결이 일어나고, 바람이 불어 나무가 춤춘다. 저녁이 되니 가득 모인 구름 사이로 별이 반짝반짝인다. 아, 겨울바람은 먼지도 날려 주고 별빛도 닦아 주는구나. 눈발이 살짝 듣는 듯하지만 그저 날릴 뿐. 《여덟 살 글쓰기》는 배움터 길잡이로서 마주한 여덟 살 어린이한테 글쓰기를 들려주고 이끈 이야기를 다룬다. 상냥하게 잘 엮은 책이라고 느낀다. 이 책은 아무래도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읽도록 엮었을 테니 제법 두툼하다. 여러 어린이가 적은 글을 보기로 삼고, 어버이도 어른도 서두르거나 지나치게 나서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책을 다 읽고서 우리 집 아이들을 헤아려 보았다. 아이한테도 어른한테도 딱히 “글쓰기 길잡이(교육)”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굳이 뭘 쓰라고 할 일이 없다. 어버이나 길잡이(교사)가 아이하고 함께 쓰면 된다. 어른하고 아이가 글꾸러미를 함께 쓰면서 생각을 나누면 넉넉하다. 무엇보다도 여덟 살에 벌써 글을 많이 쓰라고 시키지 않기를 빈다. 아이들이 붓하고 종이를 붙잡는 겨를보다는, 모두 내려놓고서 신나게 뛰노는 하루가 길기를 빈다. 책도 조금만 읽고 마음껏 놀아야 할 아이인걸.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