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5.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글/고재운 옮김, 바다출판사, 2014.3.20.



시골에서는 책 하나를 만나려고 누리집을 들락거릴 수 있고, 하루를 온통 들여 먼 마을책집으로 다녀올 수 있다. 날마다 새롭게 흐르는 하늘·바람을 누리고 싶다면 가볍게 누리책집에 맡길 테지만, 이웃을 만나 얼굴을 보며 말을 섞다가 슬그머니 책 한 자락을 챙기고 싶다면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를 거쳐 시외버스나 기차로 갈아탄다. 집에 잔뜩 쌓은 책을 차곡차곡 읽고 갈무리한다. 바깥마실을 할 적에는 달포쯤 읽을 책을 한꺼번에 장만한다. 시골엔 책집이 없으니 목돈을 들이고 밤에 길손집에서 쓰러질 때까지 바지런히 책집을 돈다.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는 지난해 7월에 장만해 놓았고 이제서야 읽었다. 아니, 이제서야는 아니지. 느긋이 읽을 때를 기다려 쟁여 놓았을 뿐이다. 낮밥을 차려 아이들을 먹이는 곁에서 웃으며 읽었다. “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똑같네?” 글님이 그린 일본 시골이나 우리 시골이나 거의 같다. 미국이나 덴마크나 태국도 이럴까? 일본하고 우리는 유난히 바보짓이 흔하지 싶다. 그리고 참하며 사랑스러운 이웃도 많다. 아이들은 바보짓이 춤추는 시골·서울을 볼 적마다 툴툴거린다. 곁에서 속삭인다. “그래, 우린 툴툴거릴 수도 있지만, 우리부터 스스로 아름이웃으로 숲을 노래하며 살아갈 수 있어.”


ㅅㄴㄹ


마루야마 겐지 님 글은

여러모로 재미있다.

다만 온누리를 더없이 시큰둥히

바라보는 눈빛이지 싶다.

나도 꽤나 시큰둥하게 살지만

이 아저씨는 그야말로 시큰둥꾸러기이다.


시큰둥하지만

할 말을 잊지 않고 제때제때

찬찬히 펴는 몸짓이란

글바치다운 삶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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