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
《그리운 네안데르탈》
최종천 글, 상상인, 2021.7.23.
포근한 낮이다. 한겨울로 접어들수록 찬바람을 몸이 잘 맞아들이고, 조금만 폭하더라도 깡똥바지를 입고서 볕바라기를 누린다. 부엌 미닫이를 활짝 열고서 미역떡국을 끓인다. 우리는 우리 집 미역국에 떡국을 누린다. 드시는 집님 입맛에 맞추어 조금씩 가다듬는 살림이다. 이 집맛은 곁님하고 내가 저마다 다른 어버이한테서 물려받고서 스스로 다듬으면서 오늘에 이르고, 앞으로 아이들이 새롭게 추스르면서 새삼스러운 집맛으로 피어나겠지요. 저녁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본다. 찬바람이 훑고 지나간 밤하늘은 더 눈부시다. 별빛으로 흐뭇하고 별잔치를 누리면서 고요하다. 《그리운 네안데르탈》은 노래님이 마을 아이들하고 마주하면서 나눈 말이랑 생각을 옮겼다고 한다. 어린이 흉내를 내는 동시가 꽤 오래 판쳤다. 슬기로운 어버이나 어른은 먼먼 옛날부터 어린이 흉내를 안 냈다. 이른바 동심천사주의란 이름인 어린이 흉내는 윤석중한테서 비롯했고, 총칼을 앞세운 일본뿐 아니라 박정희·전두환을 거치며 쫙 뻗었고, 오늘날에도 휘감는다. 아이들하고 말을 섞고, 아이들 마음을 사랑으로 읽으면 ‘동심천사주의라는 겉발림’이 아닌 ‘어린이랑 노래하는 이야기꽃’을 사랑으로 엮기 마련이다. 아이가 모른다고 여기는 어른이야말로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