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1.10.

숨은책 602


《高興地名由來》

 김기빈 엮음

 재경고흥군 강서회

 1982.5.30.



  인천을 떠나 서울에서 살던 스물 언저리에 ‘서울 땅이름’을 다룬 묵은 책이 있으면 문득 집었습니다. 서울사람이 아니라 서울 땅이름을 하나도 몰랐어요. 이윽고 ‘인천 땅이름’을 다룬 묵은 책을 만나는데 “뭐 이렇게 허술해? 나보다도 모르잖아?” 하는 혼잣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곁님하고 아이들이 푸르게 삶을 노래하는 마음을 가꾸기를 바라며 두멧시골인 고흥으로 깃들고서 얼마 안 되어 《高興地名由來》란 묵은 책을 만났습니다. 엮은이는 1947년에 고흥군 동강면에서 태어났고, 건설부 국립지리원 행정사무관으로 일했고, 《韓國地名要覽》하고 《韓國地誌》를 엮기도 했다더군요. 그러고 보니 이분은 우리 땅이름하고 얽힌 책을 꽤 냈는데 ‘고흥사람’인 줄 이제 처음 깨닫습니다. 다만 고흥 이웃 가운데 아직 이분 이름이나 책을 눈여겨본 사람은 못 만납니다. 그나저나 이분은 고흥사람이되 동강면에서 나고자란 만큼 도화면 마을이름은 어쩐지 엉성합니다. 스스로 살아가는 곳이라면 깊고 넓게 다룰 테지만, 먼발치라면 아무래도 슬쩍 짚다가 넘어가기 쉽겠지요. 동박새 곁에 동박나무(동백나무)가 있고, 이 곁에 후박나무가 있습니다. 이 둘레에 함박꽃이 피고, 함박눈이 내리고, 고슴도치가 새끼를 함함히 돌보며 함께 살아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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