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82 봄
무엇을 보는가요? 보는 동안 무엇을 느끼거나 배우나요? 모든 길은 보면서 엽니다. 안 보았다면 길을 못 엽니다. 보았기에 길을 열어요. 이 길은 좋을는지 모르고, 나쁠는지 모르지요. 어느 길이든 우리가 스스로 본 대로 열어요. 좋기에 즐겁게 간다면 좋은 길을 열 테고, 나쁘지만 길미나 돈이 된다고 여기면서 자꾸 본다면 나쁜 길을 열어요. 볼 적에는 눈으로도 보고, 손으로도 봅니다. 발이며 몸이며 살갗이며 혀나 귀로도 봐요. 우리는 숲도 보고 서울도 봅니다. 매캐한 바람도 보고 싱그러운 구름도 봐요. 어디에서 무엇을 보면서 마음을 채우나요? 무엇을 볼 적마다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생각을 가꾸나요? 머리나 마음이나 가슴으로도 보는데, 볼 적에는 ‘몸눈’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보는 사이에 모든 길이며 갈래가 태어나요. 어떤 눈짓으로 책을 보는가요? 어떤 눈길로 새뜸(신문)을 보는지요? 어떤 눈빛으로 하루를 보는지 곰곰이 헤아릴 일입니다. 보는 마음을 씨앗으로 심기에 비로소 싹이 트고, 우리 몸짓을 이루는 생각으로 피어납니다. 길들이려는 꿍꿍이로 보여주는 그림에 속는가요? 겉치레나 눈가림을 못 알아보나요? 스스로 풀꽃이 되고 나무가 되며 숲이 되어 사랑스레 걸어갈 길을 즐겁게 노래하면서 보는가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