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68 사랑으로



  글을 술술 쓰는 길은 언제나 하나. 스스로 사랑이 되려는 생각을 마음에 심으면, 오늘까지 살아온 나날에 듣고 보고 겪고 한 숱한 이야기가 노래처럼 쏟아집니다. 우리는 이 가운데 하나쯤 살며시 골라서 신나게 웃고 춤추면서 옮기면 되지요. 스스로 사랑해 보셔요. 그러면 글쓰기가 매우 쉬워요. 스스로 사랑하시나요? 그러면 빨래하기·밥하기·걸레질·비질이 참말 쉬워요. 스스로 사랑하기로 해요. 그러면 우리가 붙잡는 모든 일은 “새롭게 일어나는 바람”처럼 푸르고 싱그럽더군요. 바로 이곳부터 스스로 사랑이 되어 눈을 새로 떠요. 그러면 우리가 읽는 모든 책에 깃든 “민낯과 허울과 껍데기와 속살과 속빛과 숨결”을 남김없이 알아채고 느낀답니다. 한결같이 스스로 사랑빛으로 살기로 해요. 그러면 온누리 어떠한 미움도 시샘도 응어리도 멍울도 포근하게 달래고 녹여서 나비 날갯짓마냥 눈부신 꽃춤으로 바꾸어 내는 글 한 줄이 문득 태어나요. 우리말꽃을 쓰는 길은 여느 글쓰기하고 같습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말을 바라보고 읽고 느끼고 생각해서 다루”면 됩니다. 틀(이론)에 맞추면 말빛이 죽습니다. 굴레(규칙)에 가두면 말씨앗이 마릅니다. 사랑이라는 살림길로 말을 돌보고 품을 적에 비로소 낱말책을 여미어 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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