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


《한그루 열두 가지》

 박정미 글·김기란 그림, 책읽는수요일, 2021.12.30.



한 해가 넘어간다. 지난 해끝하고 올 첫날은 조용하다. 해마다 설·한가위하고 첫날에는, 서울에서 찾아온 아이들이 불꽃놀이를 한다고 시끄러웠으나, 오늘만큼은 조용하다. 왜 시골을 시골답게 누릴 생각을 않고 밤에 불꽃을 펑펑 터뜨리며 놀래킬까. 서울·시골·숲이 어떠한 터인지 배운 적이 없는 탓일 테지. 책으로 읽거나 그림으로 보더라도 삶으로 맞이하지 않거나 살림을 가꾸지 않으면 모른다. 《한그루 열두 가지》를 어제 읽었다. 지난해에는 전북 순창 〈책방 밭〉에 찾아가지 못했네. 새해에는 순창마실을 하자. 혼자 나설까, 작은아이랑 나설까, 큰아이랑 나설까, 나란히 나설까. 언제쯤이 어울릴까. 이태 동안 돌림앓이판이라며 어수선하기에 섣불리 아이를 이끌고 찾아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걱정바람이 아닌 노래바람이 일렁이도록 마음을 모으다가 문득 길을 나서자고 생각한다. ‘그루’란 낱말은 논밭살림에서 두루 쓴다. 나무를 세는 이름도 ‘그루’인데, 서울사람이 꾀하는 돈살림 가운데 ‘주식·주(株式·株)’도 우리말로는 ‘그루’이다. ‘주식회사 → 그루두레·그루일터’인 셈이다. 모든 삶은 숲에서 비롯했고, 모든 말은 숲에서 태어났다. 모든 사랑은 숲에서 푸르고, 모든 사람은 숲에서 빛난다. 숲이 새길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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