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30.
《아이들의 병이 낫지 않는다》
테라사와 마사히코 글/고희선 옮김, 시금치, 2007.7.3.
읍내 저잣마실을 한다. 시골은 설날에 북적이지만, 새해 첫날을 앞두고 찾아오는 발길도 꽤 있다. 이튿날부터 한동안 읍내가 시끌벅적할 듯하기에 오늘 서두른다. 시골조차 곳곳에 ‘몸볕(체온)’을 재는 곳이 늘어서 성가시다. 지난 이태 동안 ‘나라 속임짓’에 놀아났다고 느끼는 분은 얼마나 될까. 먹고살자면 어쩔 길이 없이 미리바늘(예방주사)을 몸에 한 판 두 판 석 판 맞아야 한다는 분이 많다. 나라(정부)는 억지(강제)가 아니라 말했어도 일터지기는 윽박(강제)으로 휘둘렀고, 숱한 사람이 미리바늘 탓에 목숨을 잃고, 크게 다치며, 여러 날 앓아야 했다. 죽음을 보고 생채기를 보고 스스로 앓았어도 민낯을 안 들여다본다면 이 나라는 수렁으로 달릴 테지. 민낯을 느끼고 하나씩 파헤친다면, 어디부터 어떻게 바꾸고 스스로 살림길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를 익히겠지. 《아이들의 병이 낫지 않는다》를 다시 읽었다. 곁님을 만나 큰아이를 배어 낳던 2007∼2008년 사이에 이 책을 비롯한 ‘병원·약국·기업·정부·군대’ 고리(커넥션)를 다른 책을 뜬말(음모론)로 여긴 분이 많다. 믿어야 할 이야기는 아니다. 삶을 둘러싼 속살과 민낯이 이럴 뿐이다. 오늘 시골은 바람은 조금 불지만 포근하다. 포근바람을 마시며 집으로 돌아온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