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29.
《오! 나의 여신님 30》
후지시마 코스케 글·그림/금정 옮김, 2005.1.15.
길은 둘이라고 느낀다. 스스로 생각하느냐가 하나, 남이 해놓은 틀을 따라가느냐가 둘. 좋거나 나쁜 길이 아닌, 스스로 생각해서 짓는 길하고 남이 닦은 대로 따라가는 길이 있을 뿐이다. 스스로 생각해서 지은 길을 나쁘다고 여겨서 안 가겠다면 그냥 안 가는 삶으로 끝이 아니라, 끝내 참나(참다운 나)를 등지다가 죽음길을 맞이한다. 남이 닦아서 번듯하다고 여기는 길이 좋다고 여겨서 그리로 휩쓸리면 얼핏 좋아 보이는 듯하더라도, 마침내 참사랑을 못 본 채 죽음길을 맞이한다. 《오! 나의 여신님 30》을 읽었다. 한창 나올 적에는 둘레에서 그토록 많이 읽어도 안 쳐다보았다. 판이 끊어진 이즈음에서야 하나둘 찾아서 넘기며 생각한다. 빛님(신)을 밖에서 찾아야 아름답거나 즐거울까? 스스로 빛님인 줄 알아차리면서 활짝 웃을 적에 아름답거나 즐거울까? 빛님이 찾아와서 나한테 뭘 해주어야 넉넉하거나 좋을까? 스스로 빛님이 되어 오늘 이곳을 스스로 길어올린 사랑으로 가꿀 적에 느긋하면서 흐뭇할까? 이쁘게 꾸민 순이님(여신)이 잔뜩 나오는 그림꽃으로 바라볼 수 있고, ‘우리는 저마다 다르며 아름다운 님(신)인데, 정작 스스로 마음빛을 알아보려는 눈길을 잊는다’는 얼거리로 바라볼 수 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