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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철+ 2
토우메 케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10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2022.1.8.
만화책시렁 393
《흑철+ 2》
토우메 케이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1.10.25.
마당에서 노는 아이는 마당에서 마주하는 숨빛을 받아들입니다. 바람을 마시고 햇볕을 쬐며 풀내음을 맡고 나무빛을 누립니다. 들에서 노는 아이는 들에서 번지는 숨결을 맞이합니다. 구름을 먹고 빗물을 받으며 꽃내음을 살피고 흙빛을 느낍니다. 두걸음을 맞이한 《흑철》을 펴면서 이토록 짙푸른 숲으로 둘러싼 나라에서 왜 칼을 옆구리에 차고서 무언가 찾거나 풀려고 하면서 다녀야 할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낳은 어버이가 싸울아비(무사)라서 칼싸움을 물려받을 노릇일까요. 둘레에 온통 칼자루를 쥔 어른이 있기에 어린 날부터 칼싸움을 익힌 셈일까요. 글·그림·그림꽃은 호미나 낫을 쥐고서 수수하게 살아온 나날을 조촐히 그리는 일이 드뭅니다. 들풀을 건사하면서 옷을 짓는 나날을 가만히 그리는 글·그림·그림꽃이 없다시피 합니다. 논밭을 짓는 이야기를 펴는 지음이가 드물기도 하지만, 들놀이나 바다놀이나 숲놀이를 즐기는 삶길을 담는 지음이도 드물어요. 왜 겨루어야 할까요? 왜 칼솜씨를 키워야 할까요? 왜 베어 넘어뜨려야 할까요? 왜 맞서고 왜 부딪히면서 왜 피바람을 밟고 지나가야 할까요? 사람들이 칼춤을 벌이는 곳에 풀벌레가 있고 멧새가 있습니다. 쓰러진 주검에도, 걷는 사람 곁에도 해가 드리웁니다. 곁에 있는 풀빛을 바라볼 수 없는 눈빛에는 삶·살림·사랑이 스미지 못합니다.
ㅅㄴㄹ
“내 관심은 지극히 순수합니다.” “글쎄, 과연 그럴까. 괴상한 무기나 만들고 말이야.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런 위험한 녀석들이 어떻게 진테츠를 아는 거지?” (14쪽)
“나로선 솔직히 큐사쿠의 얘기보다 칼이 말하는 게 더 납득이 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일본에선 예부터 츠쿠모가미란 게 있고.” (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