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흔적 6
오시미 슈조 지음, 나민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63



  오시미 슈조라는 분이 담아낸 그림꽃책을 가만히 읽다 보면, 이이는 무슨 생각을 어떤 마음으로 그려서 보여주려는가 하고 궁금합니다. 책을 덮고 몇 달 동안 가만히 생각하노라면, 민낯을 그리는구나 싶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민낯을, 굳이 가리거나 숨기지 않고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 길을 그리지 싶어요. 《피의 흔적》은 여섯걸음에 이르도록, 그리고 앞으로도 더더욱 민낯을 ‘사랑이 없는’ 또는 ‘사랑을 잊은’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도록 그리겠다고 느낍니다. 사랑을 잊기에 사랑을 잃고, 사랑을 잃기에 사랑이 없으면 무엇이 남을까요? 허울뿐인 사이(관계) 하나가 남습니다. 일본을 비롯해 우리나라도 사랑이 아닌 허울뿐인 사이로 어우러지지 않나요? 서로 사랑이라는 속빛으로 마주하나요? 더 생각해 보니, 그림님은 우리가 이녁 그림꽃을 펴면서 우웩우웩 게우기를 바라지 싶습니다. 우리 민낯이란 그만큼 추레한 바보짓을 꽁꽁 숨긴 채 껍데기로 빙글빙글 웃기만 하니까요.


《피의 흔적 6》(오시미 슈조 글·그림/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1.2.25.)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