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네안데르탈 상상인 시인선 5
최종천 지음 / 상상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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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2022.1.1.

노래책시렁 207


《그리운 네안데르탈》

 최종천

 상상인

 2021.7.23.



  살아온 날을 더듬으면 저한테 빚진 사람이 꽤 있을 테지만, 잘 안 떠오릅니다. 그 빚이 뭔 대수랴 싶어요. 이와 달리 제가 빚진 사람은 늘 떠올립니다. 나한테 빛을 베푼 이웃하고 어른하고 동생하고 동무가 있기에 즐겁게 살림꽃을 피우는 밑거름으로 삼는구나 싶습니다. 이태 앞서 얻은 빚을 갚고서 생각합니다. 진 빚에 곱으로 얹어서 그이한테 보내면서 “잘 가렴. 다시 볼 일 없겠구나.” 하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밤새 이 빚·빛을 가만히 돌아보았어요. 돈이 없어서 바보이지 않고, 돈이 있어서 바보이지 않습니다. 마음이 텅 비어 바보요,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기에 빛납니다. 《그리운 네안데르탈》을 읽으며 반가우며 아쉬웠어요. 노래님이 ‘어린이’ 눈빛으로 글결을 여미었으면 그야말로 눈부실 텐데, 어린이를 마주하는 삶을 반기는 몸짓만큼 글은 덜 무르익었네 싶어요. 글을 못 썼다는 뜻이 아닌, ‘어린이가 함께 읽을 글은 아니’란 뜻입니다. 나이도 이름도 몸뚱이도 잊기를 바랍니다. 눈빛하고 마음하고 사랑만 헤아리기를 바라요. 어린이하고 주고받는 말을 넘어, 어린이하고 마음으로 속삭이는 노래를 어린이 눈빛에 어린이 말씨로 차곡차곡 풀면서 ‘어린이랑 노래할 글’로 가다듬는다면 들꽃 한 송이가 피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친구들은 다 아파트로 이사 가는데 / 우리 언제 이사 갈 거야 아빠! 하며 / 대들던 녀석이 / 그날 밤 /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 물난리 난 후 처음으로 / 아내와 집 한 채 짓고 싶던 밤이었다. / 녀석을 가운데 두고 / 셋이서 한 몸이었다. (입주/24쪽)


집단주택에서는 아기 우는 소리가 지나치게 크면 / 와서 따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 무슨 악기로 아기가 우는 소리를 낸다면 / 사람들은 그 소리를 음악이라고 하여 / 제법 크게 들으며 어느 대목이 어쩌니 해가며 / 법석들을 꾸밀 것이다. (아기 울다/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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